선인장 꽃을 먹어서가 아님.
모든 것이 느려서이다.
사람 손가락이 끊어질 정도로 강한 각질 주둥이에 갑옷을 입고 적을 만나면 발과 머리를 안으로 움추려 감출 수 있기에 겁날 일이 없서 심리적으로 무사태평.
열풍에 견딜 수 있는 갑옷으로도 견딜 수 없을 때에는 탈수증을 피하려고 땅을 파고 시원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그리고 미지근한 물을 좋아하는 이 놈은 습한 날에는 풀뿌리로 굳혀진 소택지의 작은 언덕에 올라가 가만히 있거나 통나무 위에 여러 놈이 올라가, 마치 쓰러진 도미노처럼 서로 포개고 낮잠을 자며 몸을 말린다.
이 놈들이 먹는 건 곤충, 달팽이, 조개, 물고기 그리고 작은 쥐, 죽은 새, 불결한 썩은 고기(carrion)를 먹는 까마귀같은 청소부(scavenger).
그러므로 몸 안에 살모넬라, 대장균이 시글시글함.
그런데 행동이 느린 것처럼 신진대사도 매우 느려 사람에게 헤리코 박터 위장염이 걸릴 뇨산(尿酸 uric acid)이 위장에 많음에도 불구하고 소화가 더디면서 철저하게 소화시켜 암을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살기 힘들게 되어있음.
역시 거북이가 싼 배설물은 요산 범벅이기에 방광결석도 안 걸린 체 오줌이 하얀 치약같음.
건강할 때에 3~4일 똥은 단단하고, 과일 열매만 먹었거나 기생충에 걸렸을 때나 살모넬라에 오염됬을 때에는 연한 똥.
한 편 바다물에서는 사람들에게 해로운 살모넬라균이 한 달 이내에 죽기에 바다에 사는 거북이가 더 오래 산다.
늪지, 호수에 사는 민물거북은 30~40년, 바다거북은 80~200년.
야채만 먹는 그 갈라파고(Galapago) 원구(元龜. 큰 거북)는 더 오래 산다고 함.
그 행동만큼이나 신진대사가 느린 생리로서 병이 잘 안 걸리며 심리적으로 태평한 성질을 가지고 있기에 수명이 긴 겁니다.
무사태평한 고래는 200년 살고, 자연에 사는 도마뱀은 111살에 새끼를 난다고 함.
더구나 거북이의 유전인자에게는 죽을 때까지 몸이 성장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단 거북이가 실수하거나 자기들 숫놈끼리 암놈 하나를 서로 차지하려고 밀치기하다가 엎어지면 그 때는 새들의 먹이가 되고 맙니다만 몸과 마음 그리고 면역이 강하기에 오래 살 수 있을 수 밖에 없네요.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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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면역. 이 면역이 목숨의 끈입니다.
.......................................해볼테면 해봐라는 무사태평이 오래 삽니다.
그런데 우리는 무절제한 생활로 인하여 120살 살 수 있는 우리의 면역을 많이 줄여 놓았을 겁니다.
그 에드가 알란 포우의 '피빛으로 물들인 가면 무도극'의 배경은 전염병이 창궐한 시절에 프로스페로 왕자가 역병을 피하기 위하여 1천명의 기사와 부인을 인도하여 들어온 자기 성 안의 궁정 홀.---『The Masque of the Red Death. 홍역 가면극. Allegorical short story, Graham's Magazine 1842』
모든 창문을 걸어 잠그고 성문을 접착하고 안심하여 가면 무도회를 열고 있섰는데 춤추는 사람 중에 두두러지게 낯선 자가 있기에 가서 보니 피를 바른 가면에 수의(shroud)를 입고 있섰습니다.
그래서 그가 칼을 뽑아 찔렀는데 이미 죽어있는 사람.
그래서 주변에서 일으켜 세우려는데 감쪽같이 사라졌읍니다. 즉 뜬 것, 병 자체.
그리고 나서 그들 역시 한 사람, 한 사람 죽어나갔습니다.
이 말씀은 평소에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단련한 사람만이 그 꼭꼭 걸어 잠그고 용접한 성문을 뚫고 또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역병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이야기.
면역은 평소에 몸과 마음을 여축한 분량.
그러기에 마치 1주일 굶고도 살 수 있는 환자라야만 외과수술을 받으면 좋다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