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그녀를 안 건 그녀가 무대 위에서 승무를 추고 있을 때부터.
그 다음부터는 그녀가 출연하는 고전 무용에 빼 놓지 않고 참석하여 맨 앞 줄에 앉았다.
그리고 그녀에게 말하지 않고 그녀의 은행 구좌에 후원금을 입금해주고 있는 중 그녀가 한 번 뵙자고 하여 만났는데 그녀가 종아리에 약을 자주 바르고 있기에 그 이유를 물어보니 어려서부터 태열기 비슷한 피부병이 있다고 하며 수줍어하며 가려우나 긁지 않고 그와 마주 앉아 입술을 깨물기에 서슴없이 터 놓고 이야기하라고 말했더니 피부과에 가서 진찰을 받아보니 아토피성은 아니라기에 안심했지만 치료를 받아도 낫지를 않고 베이비 오일을 바르고 있는 중이란다.
그러자 그가 그녀의 종아리를 한참 들여다 보더니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춤 출 때 옷자락에 닿아 고생하시겠습니다'라고 위로하면서 그 후 그녀에게 단너삼(황기黃芪)대신에 오메가 3 오일 캡슐을 권한다며 하루에 3알씩 복용해보라고 말한다.
그렇게 진단받은 경우에 까닭은 뜬뜬한 부스럼, 긁어도 시원치 않은 가려움증에 바이타민 F 동식물성 불포화지방산, 바이타민 B 판토텐산, 나이아신을 복용하면 간단히 고쳐질 수도 있기에.
그 후 그가 종적없이 떠나 와 해인사 맞은 편에 조그만 암자에 은거하고 있으면서 그 곳 이름을 낙퇴암(落退庵 Hermitage of Cascade). 보다락(Potalaka) 관음영현 암자(Cave)로 마음 먹었다.
불상을 모시지 않은 사적멸궁.
까닭은 부처님이 우상숭배와 극락의 개념을 인정하시지 않았기에 부처님 상(像)은 해인사에 있고 염불하는 실담음악 성운 역시 해인사에서 들려 오고 삭발한 이사장이 수도에 정진하기에 안성맞춤.
그가 이 곳에 온 이유는 사업에 부도가 난 후에 파산한 이유를 알고나서 세상에 혐오감을 느꼈기 때문.
그가 정치자금을 대준 대통령 출마한 동창이 낙마한 후에 당선자 측이 보복한 경우라는 말을 듣고 나서 이유를 알게 됬던 것.
그의 건실한 업체로부터 받음 대금을 입금한 것이 부도가 나고 사업체에 불리한 소문이 은행가에 돌면서 직원에게 발행한 월급수표가 도미노현상으로 부도가 나서 결국 도산하고 만 것.
맞은 편 정사가람은 '선'과 '교' 양종의 본산.
수다라 법보전에 81,240 판 대장경, 해인장경 기록으로 6,805판, 1,511부, 81,137매. 벌레 안 먹는 후박나무 찜판에 목각된 불경도 보관되어 있고 심약(441-573)의 음운론 진서의 질정관 성삼문 번각본 100권과 미정고가 보관되어 있다.
그리고 고구려 광개토대왕 ?때에 지은 교종의 본산 평양 금수산 영명사 불경이 부안사를 경유하여 이 곳에 보관되어 있고, 함남 안변군 설봉산에 이태조 때에 무학대사가 지은 선교 양종의 본사 석왕사 경전이 번각본되어 있고, 신라 진평왕 때 경북 문경 산북면 운달산에 건립된 선교양종의 본산 금용사 번각본이 안치되어 있다고 한다.
역시 고려 숙종 2년(1097) 왕자 의천 대각국사가 국청사를 세우고 천태종을 창시한 법문 번각본을 들여왔다고 한다.
그 6세기 중엽 북제 지의선사를 개조로 하는 천태종 본산 절강성 천태현 남 쪽 기슭에 건립된 국청사 이름을 대각국사가 그대로 답습했다고 전해 들었다.
이 사찰이 3학의 정진으로 이름이 나 있고 그의 경지는 도리천.
불법에 귀의하는 그를 방해하는 전생의 두 여인을 거느릴지 모르는 인연으로 인하여 숙명에 진악하려고 희견성(The Joyful Palace)에서 제석천(Sakra devanam Indra) 신에게 법문을 듣고자 한다.
이 신을 알려면 신성(Divine nature)이 있서야 하는데 '신성은 본래 없고 모든 것은 본래 공적(Emptiness)하여 법문 또한 없으며 이름이 법문이기에 법문 또한 허상'이라는 법문을 암송하고 있섰다.
그 법문에 빼어 놓을 수 없는 법문이 사리불 법문.
부처님의 수제자 사리불(Sariputra).
그는 부처님과 보살의 혜안의 곳간에서 법문을 꺼내는 지혜 제1의 제자.
그의 이름을 사리푸타라고 지어진 이유는 달변의 어머니가 그를 배었을 때에 두루미(학)를 꿈꾸셨다고 붙여진 것.
그가 암송한 사리푸타가 좌중에서 일어나 받아낸 설교문:
관세음보살이 중생을 자비로 구원하는 법화경 관세음보살 제 25법문을 요진의 구마라집이 한문으로 번역한 관세음경 1권.
사리푸타에게 설법한 도피안행 대지혜서를 구마라집이 한역.
이 책을 세종대왕이 한계회, 노사신에게 명하여 언해한 금강반야바라밀다심경.
그리고 대당서역기를 쓴 장안의 대자은사 현장(정관 19년) 법사가 262개 한자로 발췌번역한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을 음미하는 중.
"모습과 헛 것이 다르지 않고 헛 것과 비추임이 다르지 않아서 형상이 곧 헛 것이고 헛 것이 곧 마음에 달린 것이니 중생을 매개자로 한 신탁, 색(shiki)과 혼(shin)의 현상이나 사찰과 우거가 자취도 없이 사라질 희미한 그림자 인멸망량일 뿐."─Nini-funi(Two but not Two), funi-nini(Not Two, but Two).
그렇다. 뽕나무 싸리를 휘어서 지도리를, 가지를 휘어서 들창을 내도 나의 우거가 고대광실 극락전.
그는 오직 깨끗한 물만 중요시 하여 용문(龍門) 폭포 근처.
몸은 비록 치인리(淄仁里) 조계종 해인사 금강굴(金剛窟) 암자에 있지만 마음은 무종단, 무소유, 무허가, 대들보 없는, 재산이라고는 목욕통만 덩그렇게 큰 얼빠진 거지집에 거하고 있다.
그는 먹을만한 깨끗한 물(淨水)을 신체를 위한 정한 물(精水)로 생각, 이 바덴 바덴 욕조가 그의 재산목록 1호.
정수는 길흉존망, 진퇴소장에서 흉에서 길로, 망에서 존으로, 퇴(退)에서 진(進)으로, 소(消)에서 장(長)으로 변화될 기틀이라고 믿고 있다.
솔직히 그도 무언가를 해보려고 시작했고 실수하고 앉고 생각하고 반항하고 꿈 꾸고 관여하고 풀고 못 풀고 경계하고 한계를 넘어간 위험에 처하기도 하고 내 마음대로 못하는 몸, 생각에 매어진 몸, 조각날 몸이 아직도 살고 실례하고 창조적 인생의 쾌락 안에 살고 있다.
그 생각 없이 검게 좀이 먹은 치두들이 서로 모르면서 자손을 낳는 해순(steamer)의 생리. 섭리적으로 본능을 느낄 수 있는 자율적인 육신이 항상 열려 있다.
물기에 젖거나 땅에 닿으면 없서지는 송대종이(patrina)같이 얇은 청화지박처럼 떨어져 깨지기 쉽고 상하기 쉬운 살집이니 이 몸 또한 헛 것이요 헛 것이 헛 것을 헛 것이라 여기고자 하는 마음도 헛 것이 아니겠는가?
존재하고 있는 가제(假諦)도 없다고 보는 공제(空諦)도 헛 것이니 있다고도 말고, 없다 무시하지 말고 중간으로 생각하는 중제(中諦) 또한 헛 것.
공제(空諦)의 파의(破義), 입의(立義), 파립절대의(破立絶待義) 모두 헛 것.
전생의 인연 과보를 이끌어내는 힘의 지은 바 인업(building block)도 헛 것이니 극기와 생리의 중도로 나아감도 헛 것.
그러므로 중생의 결혼이 헛 것이 아니요 고행이 중도가 아니요, 혼자 거하는 것이 중도가 아니요, 어느 자손이 부모님께 그렇게 기쁨을 주는 걸 보면 무자식이 불도의 길이 아닌 법.
총명하고 말 잘하는 여인이 낳은 사리[저라]가 사리불이 되어 부처님을 도왔으니 이러한 걸 생각하면 출가하여 자식을 낳지 말라는 법도 헛된 것.
그의 선정(禪定)을 향해 그녀가 장구를 메고 장구채 등을 담은 자색 자루를 들고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여인에게 한(恨)을 사면 오뉴월에 서리 내리고, 여인에게 정을 주면 구만리를 찾아 온다더니 그가 이 곳에 있는 걸 어떻게 알아냈는지?
그녀는 오자마자 그의 재산 목록 1호를 요긴하게 이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