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너스[아프로디테]는 어느 남성이든 욕망을 일으키게 장식한 허리띠(cestus)를 두르고 있섰습니다.
그 공개적으로 10명의 아내를 둔 제우스[주피터]가 여동생인 헤라를 첫 번째 부인으로 삼고 있섰는데 헤라에게 실증이 나 거들떠 보지도 않았지만 비너스의 콜셋 거들을 입은 걸 보자 제우스가 높은 곳에서 트로이 전쟁을 내려다 보는 걸 잊고 헤라와 욕정을 해결합니다.
땅 위에서는 헥톨과 아작스가 칼과 방패로 죽을 힘을 다 하여 싸우고 있는데 말입니다.
젊은 미남 아도니스라고 그 에로틱한 연상의 비너스에게 눈이 멀지 않을 수 없섰겠지요.
비너스가 큐핏을 낳고 이 아이가 가지고 놀던 화살에 가슴을 다쳐 쉬고 있을 때에 아도니스를 보고 첫 눈에 반해 그의 자상한 누나처럼 잔소리 많은 연인이 됩니다.
그렇게 주의를 주었는데도 아도니스가 사냥을 나가 멧돼지 송곳니에 받쳐 피를 흘리고 죽었습니다.
비너스가 이를 알고 슬퍼하면서 그와의 비련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해 석류같은 그의 피빛의 바람꽃 아네모네로 만들어 줍니다.
바람이 불면 꽃을 피우고 바람이 또 불면 꽃잎을 떨구는 아네모네.
리갈(Regal)이란 식물학자가 시베리아 남 쪽 만주 동북부의 얼어붙은 아물(Amur)강변 눈속에 피어있는 황금색 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그 꽃을 모랑과(母莨科) 아물강 아도니스(Adonis amurensis)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겨울 눈얼음을 헤집고 피어나기에 얼음꽃, 빙량화(冰凉花), 맹독한 머슴애같다고 빙랑화(冰郞花), 추운 겨울에도 산다고 복수초(福壽草), 고개 숙인 꽃봉오리가 금잔을 옆으로 뉘어 놓은 것 같다고 측금잔화(側金盞花).
솜털 많은 할미꽃=모고타화毛姑朶花,=백두옹白頭翁과 같은 종류이죠.
그 얼음꽃의 꽃말은 '슬픈 추억'.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떼어내어져 각각 유부남, 유부녀가 된 그들이 골짜기 바위 틈에 꼭 껴안은 채로 동사체로 발견되었답니다.
그들은 마지막 순간에 사랑을 나누려고 온 계곡이 얼어붙은 골짜기. 물줄기도 가느라진 폭포 물로 들어서며 서로 정과 사랑을 이해하고 성의의 벗이 되어 연정을 나누었습니다.
단순하고 지루하나 미묘한 감각으로 마치 한 여름에 수련이 잔물결따라 오르내리듯 그들은 제 자리에서 서로 껴안고 오르내렸습니다.
그는 그녀를 무릎에 올려 놓고 위 아래로 어르며 산능선 위로 그녀의 혼을 날려 보내었습니다.
"설연화, 연연."
"당신, 그대, 임자, 자기야, 이 이가? 오~이 추워!"
두 뜨거운 열정이 한 겨울의 추위를 이기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차갑게 얼어 붙은 땅 위의 얼음을 헤치고 피어나는 모진 생명력처럼 이 얼음꽃은 환경에 견디는 맹독성과 유익함을 알리는 약성이 같이 들어 있습니다.
뿌리, 줄기, 잎, 꽃. 버릴 데 없는 그 전초(全草)는 맛이 쓰고 독성이 있기에 많이 복용하면 구역질, 식은 땀, 복통, 눈 앞이 어질어질해지고 가슴이 덥답하고 심하면 사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조금씩 사용하면 혈압 및 부정맥 심장약 베라파밀(verapamil) 성분이 들어있는 은방울꽃[여로풀藜蘆]처럼 충혈(充血)성 심부전(心不全), 심장성 수종(水腫), 심방 섬유성전동(纖維性顫動)을 완하시켜 줍니다.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해도 한 쌍의 미래가 행복과 불행의 길로 나뉘어지고 부모가 권하는 결혼을 하여도 그들의 앞 날에 행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결혼을 행복을 찾는 길도 아니지만 정들어 서로들 사랑하는 이들의 결혼에 직장만 보장된다면 가장 행복한 길이라고.
어느 사랑이고 독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갈 때에는 언젠가 그들의 마음을 이해해주게 될 리어왕의 야무진 막내딸 코딜리어 생애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