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눈 못뜨면 눈 못감을 아이들ㆍㆍㆍ"이란 171일째 실종자들의 수색을 촉구하는 세월호 헌정 산문집 '눈먼자들의 국가'의 한 구절.
마찬가지라면 '의사가 눈을 못뜨면 환자 역시 눈먼이들'이란 의미. ─ 안맹의(眼盲醫), 고수환자(瞽瞍患者)
철 없이 흥분한 아이가 주의력이 산만하다고 하이퍼(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라면서 흥분제를 투여하여 그 흥분을 가라앉히려는 리탈린™은 마치 삼복더위의 열은 열로 고친다고 xx탕을 먹는 이열치열(以熱治熱) 요법이 아닙니까?
이는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하는 부모와 의사들의 소치.
여기에서 동기를 추구하는 물리학에 뒤지는 의학이라는 것.
우선 당장 한숨 돌리기에는 딱 좋은 현대의학.
나중은 나중이고 우선 당장 김동인의 『감자』에 나오는 복녀.
무능하고 게으른 남편을 둔 복녀는 집안을 꾸리려고 송충이를 잡아 하루 공전 32전(錢)을 받다가 감독의 사랑을 받고는 일을 안해도 8전을 더 받게 됬고, 소작농을 하는 왕서방의 감자를 훔치다가 들켜 왕서방의 품에 안기고 3원을 받아 집에 오자 남편과 함께 매우 기뻐하며 왕서방이 집에 올 때에는 남편이 살짝 비켜주곤 합니다.
복녀가 송충이 밭 감독과 감자밭 왕서방과 만나면 간지럽고 아프고 그러나 시원하여 3박자(拍子)같은 좋은 일이라고 느낍니다.
그러나 왕서방이 100원을 주고 처녀장가를 들자 복녀가 열통이 터져 낫을 들고 쫒아가 왕서방을 죽이려다가 자기가 죽게되고 며칠 후에 한의사가 뇌일혈로 죽은 것으로 되어 복녀는 실려나갑니다.
이 때에
남편은 게으름을 피우는 우리 몸,
복녀는 게으른 남편을 대신하여 우리 몸을 살리는 주모(酒母),
사람을 쏘는 송충이는 엘러젠(엘러지 원인물질),
감자는 우리의 식량,
품삯은 'lgE가 듬북담긴 뚱뚱이(마스트) 세포',
간지럽고 아픔은 우리 몬 안의 히스타민, 사이토킨(cytokine)
복녀의 열통은 인터로이킨(interleukin-4,13),
낫은 우리 몸의 항체(lgE)를 무력화시키는 코티코스테로이드 홀몬,
왕서방은 '항히스타민제, 오말리주맙(omalizumab)',
사망원인 뇌일혈의 경우, 보통 심장마비로 기록되고, 에이즈 환자는 '폐렴'으로 기록됩니다.
우리는 장내시경을 찍거나, 전립선검사, 수술이 필요하거나, 칫과를 찾아가면 의사에게 면책특권이 있음을 인정하는 서명을 합니다.
즉 마취당하고 수술을 받는 혼수시간에도 우리 몸을 지키는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최초의 병 원인 제공자는 나 자신의 몸이요 내 자신의 마음, 자신의 의무를 지키지 않는 복녀의 남편이라는 것을 알고있서야 하겠지요.
남편의 의무는 정상적인 생활, 적절한 음식, 일, 몸 청결, 적당한 운동, 인생을 생각해보는 명상, 그리고 화를 덜 내는 일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