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팔불출
'팔불출'이란 조산으로 8개월만에 낳은 팔삭동(八朔童)이란 말에서 '팔(八)'을 따오고 (이런 아이로는) '낳올 수 없다'고 '불출(不出)'을 합쳐 '팔불출' 또는 팔불용(八不用), 팔불취(八不取).
"내가 이 말 하면 팔불출이라지만 자랑 좀 해야겠습니다"라지만 그 내용은 자기는 팔불출이 아니라면서 자랑하고 싶은 말 다 합니다.
1. 아내자랑. 이 말은 미인이라거나 아내 주모로 산다는 의미
2. 자식자랑. 이 말은 대리만족.
청출어람, 빙한어수, 고생 끝에 낙, 쥐구멍에도 볕들 날, 개천에도 용이 난다느니.
3. 선조와 아비, 형제. 학벌, 지연 자랑, 양반출신이라느니
그러면 어떤 상황에서 '팔불출'이란 말을 사용합니까?
인정욕구가 좀 크다 싶은 자존심을 은근히 낮추거나 이 말을 쓰면서 자신의 배경을 높이려 할 때 청장관 전서(靑莊館全書)식으로 한자로 번역된 속언(俗言)인듯 싶습니다.
그 책은 이조 이덕무가 지은 71권 25책.
우리 생활의 향토성을 반영하는 속담으로서 천 마디의 긴 설명보다 효과있게 사용하는 속언(俗言), 이언(里俚)을 오랜 생활의 경험에서 얻어진 좌우명 중에서 한문으로 옮겨진 향토적인 문귀.
그래서 상대와 격이 너무 차이가 날 때 옆에서 듣고 있던 사람이나 당사자가 넌지시 좀 빠진 사람을 감싸주는 말인데 얼픗 들으면 대인관계에서 관용스럽게 비천상혼을 진행하려고 할 때에 중매하는 자리에서 사용하는 계훈(戒訓)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혈연, 지연, 학연에 대한 레퍼토리가 없는 상대편에게 겸손을 나타내려는 중매장이, 또는 본인 스스로 '내가 팔불출같지만 역시 할말은 해야겠다'며 염치가 있는 것 처럼 그 말을 서두를 꺼내면서도 제 자랑할 만한 말을 다 해버리는 웅큼살쿰.
그러나 이와 반대로 생각한다면, ..
어느 집안의 끊임없는 노력과 성공의 축적에 대하여 한 없이 비밀로 덮어둘 것이 아니라 어차피 나중에 알게 될 것에 대해 과공비례(過恭非禮)라는 말이 있듯이 지나친 겸손은 예의가 아니고 또 요즈음은 개인의 이력사항을 인터넷에 올리는 정보시대이기에 말해도 되겠다 싶으면 자기의 분깃만큼 경력을 공개하는 것 역시 나쁘다고 만은 할 수 없겠습니다.
2. 육불치
이 이야기에 앞서 저는 이 말을 한 편작(BC 407~310)이 발해출신이기에 우리 민족인줄 알고 좋아했던 적이 있섰지요.
그런데 알고 보니 전국시대의 한(漢)민족. 발해(勃海) 막군(莫郡), 현재의 하북성 임구(任邱), 그 위치는 북경 동남쪽 240 km 지점, 즉 '북경ㆍ천진ㆍ임구'시(市)가 서로 정삼각형의 꼭지점들.
그를 좋아했지만, 마치 정신분석학자 융이 '정(Jung)'이기에 혹시나 우리 선조로 알고 좋아하다가 헛물을 들이킨 것 처럼 말입니다.
그 '육불치(六不治)'란 사람이 아프지만 그 병증을 치료하기 어려운 여섯 부류의 환자의 경우를 말합니다.
1. 멋대로 행동하는 경우.
2. 몸을 가벼히 여기고 돈만 소중하게 여기는 경우
3. 의식(주) 생활이 적절하지 않는 경우
4. 환자의 음양이 뒤섞여 장부의 병을 종잡을 수 없는 경우
5. 몸이 너무 말라 약을 삼킬 수 없는 경우
6. 무당, 미신을 믿고 빡빡 우기며 의사의 말을 듣지 않는 경우
1. 驕姿不論于理(교자불론우리), 一不治也(일불치야)
2. 輕身重財(경신중재), 二不治也(이불치야)
3. 衣食不能适(의식불능괄), 三不治也
4. 陰陽幷臟氣不定(음양병장기부정), 四不治也
5. 形羸不能服藥(형리불능복약), 五不治也
6. 信巫不信醫(신무불신의), 六不治也
이 분의 성은 진(秦)씨, 이름은 완(緩), 자(字)는 월인(越人):월왕 구천(勾踐)과 같은 시대의 사람으로 존칭은 편작(扁鵲. 조그만 까치).
조(趙)나라에 있을 때는 대하의(帶下醫), 부인의 냉을 고치는 의사
주(周)나라에 있을 때는 이목비의(耳目痹醫):오관과(五官科)
진(秦)나라에 있을 때에 소아의(小兒醫)
그가 진무왕(秦武王)의 병을 고치자 왕이 그에게 하문하였습니다.
"경의 3형제가 다 이름이 나있으니 그 중 누가 제일 뛰어난가?"
이에 '첫 번째로 용한 의사는 큰 형입니다. 사람이 병 들기 전에 병이 들 것을 알려줍니다.
그 다음으로 용한 의사는 중형(仲兄)이신데 병이 걸렸을 때에 고쳐주십니다.
그리고 저는 마지막으로 병이 깊어 고통을 느낄 때에 치료해주는 능력만을 가졌을 뿐입니다.
큰 형은 봄을 기다리는 영춘화(迎春花) 목련꽃같고, 중형은 부귀한 모란꽃같고 소신은 금은화(金銀花. 인동꽃) 같습니다.'
미신을 반대하는 그 '육불치(六不治)'에 대해 말한 후에 그를 시새움하는 주(周)나라 천관(天官) 출신인 진나라 태의령(太醫令) 이혜(李醯)의 시기를 받아 살해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