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제가치국평천하? 지킬 수 없다면 잠꼬대같은 소리? '제가'란 엄정자비하게 집구석을 단도리하는 지애비의 책임.
시인 김삿갓은 그래도 장원급제하고 관직에 들지 않고 새끼만 낳고 마누랄 팽개쳤지만. 문장가 도연명은 벼슬하다 늙어 낙향하는 귀거래사를 썻다만.
그 누구 왕유, 장구령, .. 다들 출세하여 마누라 입에 니밥에 쇠고기를 안겨 주었다. 그런데 맹호연은 자연시인으로 유명했건만 돈 벌이에는 전혀 취미없고 그의 필명(자字) 또한 '호탕스러움, 그 것'(호연浩然)이었음을 우린 잘 안다.
"재주가 없서 윗사람에게 버림받고 병이 많아져 친구도 소원해졌네. 백발은 세월을 재촉하고 봄볕은 세월에 밀려 사라졌구나. 가슴 속 깊은 시름 안고 잠 못 이루는 이 밤 창밖의 소나무 달빛에 여전히 허공의 비움을 채워주누나.
우리나라 그 어느 분 면암 최익현 선생님은 나라의 아버지 국부(國父)에게 외람된 말을 했다 하여 제주도로 귀양가 유리안치된다. 경복궁을 개축하려고 당백전 주조하여 인플레를 유발시킨 흥선대원군을 지탄하는 글을 올렸던 까닭. 이 분은 유학자로서 배일파(背日派)의 거두.
갑오경장 단발령에 반대하고 나서 민족의 자주노선을 선언하시고 을사보호조약 반대에 선두에 서시다 대마도로 귀양가신 후 감옥에서 내준 음식을 일본인이 준 거라 안 먹겠다 하시여 영양실조로 실신, 앞이 잘 안보이셔 길에서 돌아가셨다. 이 최익현만 죽이면 조선의 유학자는 죄다 입 다물게 한거다라고 안심한 기록이 보였다.
이러니 나랏일 하는 사람이 집구석에서 마누라를 엄정자비하게 다스릴 수 있섰겠는가? 애국자는 이와 같이 집을 나선 수도자의 길을 걷는가 보다.
면암께서 하신 말씀 또한 한글과 한문으로 쓰셨겠다.
"각자 기력을 떨치며, 각자 마음과 뜻을 힘써서, 그로 하여금 나라사랑하는 것을 자기 몸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하고, 사람의 아래가 되는 것을 죽음을 미워하는 것보다 더 심하게 하여, 능히 만인의 마음으로써 한 마음이 되면 곧 거의 그 죽음 가운데서 삶을 구하는 도리가 되니라."
수신제가 못하는 사람이 애국자가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어 한 말씀 했습니다. 저는 애국자가 못됩니다. 그런데 이MB 대통령께서 G20 정상회담후에 중남미를 순방하시며 주문을 받고 계십니다. 저는 이MB(Alexaner Choi가 지칭하는 '맹바기')의 열렬한 팬은 아닙니다만 이 분 장대의 그림자를 본 겁니다.
인용하는 바 그 유명한 담특부(譚特夫Richard Teh-Fu Tan)의 입간견영(立竿見影). ─ "세워진 장대의 그림자를 보라."
관솔은 부러지고 찢겨진 상처받은 기둥에 눈물의 송진으로 열심히 고치려던 흔적. 오늘의 나와 함께 붙어 지워질 수 없는 끌텅. 그 그림자 속에 장대에 박힌 나무 끌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