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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은들 어떠리 안믿은들 어떠리
글쓴이 : 6070 날짜 : 2012-04-15 (일) 03:02 조회 : 523
이방원 시조를 인용하여 한시로 읊어; 

이런들 어떠리 저런들 어떠리(여차기하, 여피기하. 如此幾何, 如彼幾何)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리(만수산갈경등피무우내. 萬壽山葛莖藤彼無憂奈)

나는 믿고 그대 안 믿으면 그 어떠리(기신기하, 여불신기하. 己信幾何, 汝不信幾何)


알렉스의 아름다운 글에 댓글을 올리며 마음에 들기로;

영월 소나무까지의 대목은 '깨달음'이요, 뒤붙은 무임승차 췌언은 '득도'함이니
사랑을 깨닫고 도에 통함은 천하의 명문이요 사회과학의 권위자라 가히 경하드립니다요.

세상에 상대가 보이는 (첫)사랑과 보이지 않는 주님과의 사랑을 가지런하게 평행수사논법으로 정돈했음에 가히 산상수훈 묘법이요, 노변에 반짝이는 유리알 같이 단종애사 영월까지 덕화가 미치는군요.

그 유명한 칠보시 조식의 '콩깍지' 태워 볶아지는 콩알갱이의 진솔함에 콩꺼풀, 눈꺼풀에 가려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왜 볶아먹지 못해 안달하는지 공경(恐驚)합니다.

사랑을 맘으로 때우는 영월소나무여~
꼬부라져 단종의 무덤가에 송충이에, 뱀무늬지어 야무진 소나무 껍질에 삼엽송, 오엽송 늘푸르건만 어이하여 가뭄과 장마진 날을 걱정하느뇨?

사랑은 뽐내지 않고 무례하게 주장하지 않는다는데 소나무여 너는 어이 해(日)를 입을 남을 위해 걱정이 없는고.

모든 것을 믿고 바라고 참으며 보이지 않는 그 너머동네에 갈 길이 먼데, 부르트고 갸냘픈 다리를 왜 걷어 차느뇨.

보이는 것을 사랑하지요─알렉스는 보이는 것, 비추이는 것, 색경(色鏡)에 비추이는 이성(理性), 세상의 반면경의 조명을 본다만, 이는 작은 것이 모여 전체를 이루는 걸 짤라서 보는 것이요, 하느님을 믿음은 다 이루어진 전체를 잘라 봄이니, 너무 크면 보이지 않음은 피장파장이라.
2010-08-20 08: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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