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검은 파리 피빨이 각다귀(gnat). '성가신 검은 파리'(pesky black fly)가 초가을에 극성을 부리고 있다. 아마 금관을 쓴 아그립파왕이 이 벌레에 물려 죽은 모양이다. 그런데 나는 뽐내지도 않고 작업복 차림인데도 잘 물린다. 파랑새가 각다귀에 물려 죽은 사진이 인터넷에 올려 있다. 차고에서도 물리고, 잔디밭에 물주다, 세멘트 일하다 물린다. 어제는 아내를 마중하는 패스마크 파킹장에서 목(아지)를 물렸는데 틀림없이 이 놈이 범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마당에 놓여 있는 화분접시에 행혀 이틀짜리 모기 장구벌레가 살가보아 물을 비운다. 각다귀 애벌레도 물속에 빨판으로 돌멩이같은 걸 붙잡고 살다가 송어, 연어의 좋은 밥이 된다. 용케 버티는 놈이 파리로 되는 마지막 변태기에 물 위에 떠있는 거품속에 숨어 날개를 물에 적시지 않다가 순간적으로 그 잘난 오리주둥이로 물거품막을 뚫고 세차게 도망삼아 살려고 날아 올라가는 아주 영특한 놈이다. 따끔하게 쏘는 요 놈이 생긴 건 별볼일. 쉬파리처럼 비취색이거나 똥파리처럼 잔등이 코발트 블루색조가 나는 것도 아니고, 도토리 대가리에 눈알은 엷은 밤색에 오리주둥이, 얼픗 보면 온통 까맣게 보이는 아주 조그마한 4~7 mm. 날개가 얇아 회색으로 보이는 것 뿐 우리 손에 잡히면 마치 하루살이처럼 으깨지며 대가리만 남는다.
됀장 발러!-촬수 김, 알로에베라즙 바르고 묽은 식초로 찜질해!-보스김 과연 옳은 말이다. 믿거나 말거나 됀장 속에는 무슨 성분이 있는지 모르는 우리 조상님 대대로 사용한 신비한 단방약이요, '노회'의 일종 '알로에 베라'는 껍질채 으깨어 바르면 알란토인이 들어있는지 몰라도 성질이 차서 바르면 상처가 우선 시원해져서 좋으니 말이다.
미국에서의 배당액은 DEP에 2억 7백만달러, DCNR에 1억 1600만달러의 통증있는 귀찮은 곤충. 모자를 쓰고 목과 팔에 방충 스프레이를 뿌리란다.
이솝이 사실인물이라면 2천 6백년전 사람. 그의 우화라고 전해내려오는 중에 '각다귀와 사자'의 이야기가 있다. 아하 그 각다귀가 맹수의 왕 사자의 맹위를 조소하기를 여인이 때깔부리는 것보다 잘남이 없다며 서로 한번 붙어 보자고 시비를 걸며 사자의 코를 쏘았다. 이에 그 놈을 으깨어 부셔 죽이려고 사자가 자기의 콧등을 세게 치자 코피가 나고 각다귀는 그를 놀리다가 거미줄에 걸려 잡혀먹히고 말았다.
즉, 천적은 따로 있는가 보다. 각다귀의 애벌레때의 천적은 송어, 연어 등 물고기, 어미가 되면 거미, 잠자리, 제비 등 작은 날짐승.
나는 여기에서 북한 김정일을 각다귀로 비유하면 그의 천적은 그에게 물리면 됀장 자본주의, 알로에 베라 민주주의. 됀장은 백가지 풀의 독을 제거하고 알로에 베라는 시원하게 매끄럽지 아니한가? 그러니까 자기들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며? 이 놈의 사이비민주주의국가에 물리기 전에는 신앙이 아니라면 대안이 될만한 마땅한 신념이 아직 없잖은가? 갸들하고 말씨름하자면 그렇다고 기념비 하나 세워 주지 않은 박통을 들먹일건가 노무현 사상을 들고 나와 조져버릴 건가? 우리는 이렇다할 사상이 없잖은가? 그렇다고 명상이 깊어 그 알 수 없는 실지(悉地siddhi)의 힘이 있는가?
북한인민을 보라. 하천한 갸들 국민 모두가 사상교육을 받아 김일성 수령동지, 김졩일 국방위원장에게 덕화감동되어 얼마나 빠르고 유창하게 웅변을 토하는지 전도사님처럼 설복시키는 놀라움을 모르시는 분들에게 하는 말이다.
아니라면 목사님, 전도사님처럼 빠른 말로 상대를 전도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아니라면 각다귀와 결투할 자 나와보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