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조심해야 할 까닭은 그 안에 있는 물고기와 배를 능히 띄우게 하고, 매몰차게 엎어버리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역시, 글쓰는 이의 마음도 물과 물고기의 관계와 같아 마음에 파도가 일렁이면 잡글이 되겠지요.
한편, 고요하고 심오한 명정상태에서 자유롭게 노닐다가 심오한 바다 밑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겁니다.
사장과 비서의 관계도 물과 물고기의 관계라 비유할 수 있겠지요.-수어지교(水魚之交)
비서가 물 밑에서 놀아야지 촉새방정을 떨고 아는 체를 많이 하면 모시는 분과 의절되고 뭍으로 밀려나 널브러져있는 꼴을 더러 보아 왔지요.
그래서 비서직을 맡게 된 존널판의 성질이 위태하여 총명한 양수가 조조에게 쫓겨나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예화를 들려줬던 것입니다.
물론 군말 없이 주공 오다 노부나가(직전신장)의 나막신을 품에 안고 있다가 꺼내어 드린 토요토미 히데요시(풍신수길)가 패권을 잡았다는 역사와 함께 말입니다.
우쭐거리면 주변과 의절되고 파도에 내동댕이쳐진다는 말씀이지요...감히 이런 말을! 예- 죄송하구만요.
물고기가 아니면 더더구나 물의 성질을 살펴야 합니다.
술에 취하여 말만 했다면 시가 되는 시성이라 불리우는 주태백 이태백.
그는 허공에 떠있는 달을 보고 옥소반[선열반이 아님]이라면서 물 속에 떠있는 달을 붙잡으러 들어갔다가 물에 빠져 죽습니다.
그의 나이 예순 한 살.
그러자 소동파(소식)가 나와 그를 보고 "우화등선. 물에 비친 달그림자에 마음이 시원하시겠구려"라 읊었습니다.
이 이태백과 같은 때에 두롱이를 입고 다녀 두릉포의라고 자처하는 두보 역시 오십 팔세에 죽었으면서 이 늙으막에 경국지색 양귀비의 삶에 대해 '애강두', 나라를 위해 흉노에게 시집간 왕소군 무덤 앞에 저녁까지 서있다가 '말루하주(마나님.,흉노언어)'를 슬피 읊자 소동파가 "늙은 이들이 주책이라"고 말했지요.
이는 새로 커온 젊은이들이 물이라면 노인네는 그들의 품에서 떠나지 못하게 되는 물고기이기에, 힘도 없으면서 청춘미남미녀 이야기나 작설한다든지, 주책없이 새로운 사조에 걸리적거려서는 못 쓴다는 의미겠지요.
그래서 그 두보가 얼추 자기 나이만큼 56년 평생 벌어야 겨우 갚을둥 마는 둥한 술값을 외상지면서 '사람이 일흔살까지 정신이 멀쩡한 자가 옛날부터 지금까지 드물다'라고 남긴 말이 <인생칠십고래희>.
지금 이 '열'마당에서 졘녈반, yu nam pak 그리고 이 못난이가 칠십 동갑내기가 아닌가! ㅋㅋ
그래서 알렉산더 최로부터 '치매', John Park으로부터 '횡설수설'이란 말을 듣는게다.
제가 어려서는 네 발로 기고, 이팔청춘에는 두발(불뚝 솟은 가운데 다리는 엑스트라)로, 이제는 세 발로 게발처럼 옆으로 깁니다.
조심조심. 지팽이로 돌다리도 두두리며 존날판 말도 곰새기며 청산을 향해 기어가는 중이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