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36년. 많이 보는 표현이다. 이 얼마나 암울했던 시절이었던가! 우리에게는 짧을 수록 좋았던 악몽의 시기였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있다.
소위 한일합방이 맺어진 때는 1910년 8월 22일이였고, 공식적으로 한국의 주권이 없서진 날은 같은 해 8월 29일 국치일이었고, 해방이 된 광복절은 1945년 8월 15일이기에 기간으로 따져보면 36년간 보다 1년 14일 모자란 셈. 14일을 무시한다고 해도 일제강점기는 35년이 되는 셈.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 거의 전부가 36년간이라고 외친다.
이 것이 일본인의 입장으로서 한국통치기간을 조금이라도 더 늘려말하고 싶은 욕망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우리나라 사람이 36년간이라고 말한다는 것은 (일본에 붙은 어용학자 이병도의 거짓부리인지 몰라도) 산수를 할 줄 아는 독자들은 이제부터 이 표현을 쓰지 않기를 당부한다. **
이원익 박사가 슬쩍 덮어 두고 듣는 버릇:
만주에서 해방을 맞이하자 일본사람의 대탈출과 함께 같이 따라 나서던 조선사람들이 중국사람들에게 도매금으로 넘어가 곡괭이에 즉방 찍혀 죽어갔다는 것이다.
매우 이상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런데 그 까닭은 일본인 앞잡이를 서서 거들먹거리며 일본인들보다 중국인을 더 깔보고 괴롭힌 조선인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러기에 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민족, 지독한 민족, 물고기 회와 술 한병이 있으면 끝까지 싸우는 가장 용감한 군인, 세계에서 가장 잔혹한 해병.
이는 우리 민족 표상이요 외국인에게 비추어진 이미지(인상) 하나일지도 모른다.]
우리 한국사람은 다 독립군을 숨겨주는 착한 백성이고, 일본사람(왜놈), 청나라 사람(뙤놈), 공산당만 나쁘다고 알고 있섰는데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나중 좀 커서 월남전에 갔다 온 사람들 얘기를 여러 번 들어보니까 미군병사에게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잔인했고, 우리 역시 얼마든지 최고로 나쁜 짓 할 수 있겠구나, 남으로부터 미움받을 수 있겠구나라고 수긍이 갔다.
그래서 선생님이 백의민족, 배달민족, 홍익인간, 동방예의지국이니 하며 애국심 우러나는 얘기를 해도 한 자락은 슬쩍 덮어 두고 듣는 버릇이 일찌감치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