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대장쟁이에게 '어디가 구멍뚫렸서요'라고 물으면 마차바퀴 구멍을 보여줄 것이요, '그럼 어떤게 있는 거냐'고 물으면 뭣같이 길다란 차축을 가리킬 것이다.그 있다 없다는 것은 있음을 전제로 하는 존재론이요, 없음은 있음으로 대조되는 것.없음은 채워지기 위해 빈 것이니, 없음의 주위에 물건이 있다는 것이니 음과 양은 같이 붙어있는 것이요 같이 붙어있서야 되는 짝에 불과함.갑바치에게 '안장을 어디에 쓸 것이냐'고 물으면 말 위에 얹어 사람을 앉히는 거라고 말할진데 깔린 것이 있서야 앉는 놈도 있는 것.안장을 음으로 보고 깔고 앉은 과수댁을 양으로 보거나 말거나 이 둘은 음이요, 안장에 깔린 그놈의 말도 밑에 깔렸으니 음이니 이럴 때는 안장이 양이요, 과수댁은 태양. 따라서 말은 태음이 되는 법. 이 과수를 품에 안고 가서 깔아대는 남정네가 있다면 이는 양이요, 과수댁은 음이다. 고로 음양과 없고 있음은 별 대수 아니다.그 있고 없음이 상대적이라면, 음양은 약하면 음, 강하면 양, 현상 의존적이다.허 그 고기 잡는 그물, 물바닥을 쓸고 가는 저인망이 언제부터 예 있섰던가!구멍이 촘촘하지만 걸릴 놈은 걸리고 빠져 나가는 놈은 따로 있다. 잡어는 걸리고, 죽은 고기나 먹는 칠성장어는 오히려 빠져 나갈거고.기름이나 짜는 잡어의 눈에는 그물이 촘촘하고 넓게 보일 꺼고, 칠성장어에게는 그물구멍이 벼리줄보다 크게 보일꺼고,그 없는 것 처럼 보이는 구멍으로 안티는 빠져나갈 꺼고, 그 망사가 제 물고기 몸보다 크게 보이면 교회에 붙잡힐 꺼고, ..하여지간에 모든 물고기가 한 번은 그 베드로가 오른 쪽 뱃전 밖으로 던진 그물에 들어 오긴 와야 말세가 된다는게다.그 때가 언제인지 모르지만.그 그물을 당기는 어부의 콧등을 물어 물속으로 떨궈내는 물고기가 어부를 파계(破戒)시키는 게다. 이 것이 안티. 잡어는 별볼일이다.하루종일 해도 기름 한 한됫박 짜기 어렵다.베드로와 바울이 왕상(王相)을 상대한 것 처럼 말이다.갑바치 대장쟁이 순타는 석가여래를 간접 살해했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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