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저 쪽 밝아진 부분을 말씀하시는 거죠? 사임당 신씨가 따로 없으시군요. 숯다리미를 올려 놓은 놋요강이 자빠지면서 포자백택이 눌어 울고 가는 여종의 사연을 듣고 톡밴깁에 더 이쁘게 수놓아 주었다"며 손깃 스치는 게 좋아 그녀의 눈동자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본다.
풀먹인 옷 버석거리는 소리. 그녀의 머리칼 내음새. 그리고 은근히 풍기는 젖먹이 냄새. 매력적 에센스에 흡취. 그들은 만나자 이내부터 여지껏 한 의자에마주 보고 앉아 있다.
"한 번 구워 초벌. 두 번 구워 자기. 굽지않은 흙은 해금내를 빼줘야 하듯." "안되는 소리. 그럼 풋과일은 헌 푸대에 넣고, 제사지낸 과일을 새 자루에 넣는다고? 자네는 경험자가 그리 좋은가?"
"으 음 빛과 마음을 여행한 풍부한 경륜. 경험된 본질이랄까 관능의 매료."
"(그녀가 입을 맞추며)후후! 향년의 경륜이란 뜻이군, 아닌가? 그럼 능숙을 첫사랑의 경험으로 한단 말인가? 호호 그건 사모의 정을 회복하려는 시행착오란 의미지. 물론 마음으로 상처받은 경우와는 딴판이지만. 비광이로군!"
"저도 팔공산 광냅니다. 옥란 속의 새를 향해 쏜 제 화살. 이렇게 정곡을 맞추잖아요."
"호호. 솔송나무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과녁으로 잘도 날아가겠지,뭐!"
그리고 "계제사나운 말"이라며 자세를 고치고 한 손으로 그의 엉킨 머릿칼을 풀어준다
"그런데, ..들고 나가는 소리에 코코가 꼬리를 흔들었구만 근데 인기척이 왜 없지? 그러면 두 사람에게 열쇠를 나눠준 것이 화를 불러들이는 격이 되어가는게 아냐!
나 참! 조카라면 내 겨드랑 밑에서 이모를 거역하는 셈인데, 참, 학교에서 돌아 왔으면 내게 말해 줘야지 안 그런가?"
이 말을 듣고 조카가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문까지 잠궈 놓고는 나보고 어쩌라는 말씀."
"그건 그렇고 이 사람아 남자가 되어가지고 놀고 먹어서야 쓰나? 그 오동은 내가 먹은 거야. 내 꺼야. 가져가지마! 자넨 어느 틈에 홍단했나?"
"갑돌이와 갑순이는 서로 사랑을 했더라도 고백을 못했지만서~도,..흙싸리(bush clover)로다, 흙싸리가 떠내리는데 있서서~~."
"그럼 내 몫은 어디로 갔지?"
"국진 닷끗할 때 모성의 호수로 이렇게 떠내려 가지요"라며 밀어부치자 아퍼하며
"시-이,_내가 똥광을 먹었지만 자네 11월 감자처럼 찰싹거리진 않구만. 말도 않고 사람을 왜 갑짜기 아프게 해?"
"삼월 벚꽃이로군나~! 담홍색꽃을 피우면 유월에 까만 벚지로 익지요. 그리고 꽃대에 뭐처럼 털이 나지요."-Someiyoshino zakura
"잠깐요! 관음취미가 있서서."라며 그리고 옆구리를 받쳐 주면서 의자 옆에 있는 레시버를 주어 귀에 건다.
"호호 누가?"
"쉬-~요! (조그만 소리로)저 여빵 서재에서 우리가 화투하면서 하는 말을 듣고 있는 것 같습니다. 뭐 '나는 가족적인 독신. 이모님은 도덕률의 디자이너? 아냐 아냐 파괴자지, 아냐 더 나쁜 패륜녀일지 몰라. 어딘가 잘못된 계량컵?' 어 이거 내 말이잖아!"
"갸가 듣고있는 게 아냐?"
"아니요. 집에 오기 전부터 듣고 있섰서요. 그래 말인즉슨 내 말이 틀렸나. 도대체 윤리라는 게 짐승처럼 살지 않기 위해 성현이 가르친 도덕을 법에서도 강요하는 거지. 어디 내 말이 틀렸나?"
"딴은..."
"사실이지요. '부자유친'이란 아버지와 아들이 오죽 자주 다투면 서로 친하라고 권고했을까요. 이 것이 숫호랑이가 새끼 숫놈을 쫓아버리는 식의 동물본능적 경쟁인간사회를 만들지 앉기 위한 것이 아닙니까요?"
"하기사, ... 동대문에서 풀지 못하는 문제를 남대문에서 풀려는 자네도 있지만."
"그렇게도 생가합니다만 실우 과수와 상사병이 난 젊은이가 전혀 모르는 사이라면 순서를 넘어서 엽등에 오른다겠지만, 실우와 같이 망부의 유골을 배 타고 나가 멀리 떠내려 보낸 섬각담 등의 시사위가 만만히 여기지 않고 무릎을 꿇고 구애함은 인연입니다."
"그 참 어려운 말을 하시는군,"
"인용했습니다. 대성에는 기록이 없다지만 대덕이 모은 204편의 예법 대대례에 있습니다57"라며 맨발로 천천히 움직임을 하며 그녀에게 발굽혀 절하는 도중에 그녀가
"호호 왠 절을? 싫으네! 비굴한 절을 안 받는 경우를 곽여탁배라 하는데 나를 두고 하는 말일쎄."
이에 그가 독백하기를
"이 사랑하는 여인이 나를 희롱하지 않으나 인정을 안하는도다. 유수물을 같이 건너갔건만 아직도 실토를 안하는군. 그럼 할 수 없지. 끌려와 따르게 하는 방법. 선입관자가 왕이려니 쏜살같이 빠른 송골매가 잡힌 새의 날개와 목을 꺽는 건 습격이 빠르고 정확하기 때문이며, 부딫쳐 흐르는 물이 돌을 뜰 수 있게 하는 이유는 그 물쌀이 세고 맹렬하기 때문이라고 육도삼략 표도와 손자병법 병세편에 씌였겠다!"
올리고 있는 중이라 죄송합니다. 세상을 색유리 밖으로 내어다 보는 사람들이란 의미로 제목을 <스테인드그라스의 사람들. 2002.3.1> 20페이지 전후로 해서 엮는 중입니다..ref. to p. 20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