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남을 때까지 활동하는데 제가 살펴 보니까 네 개씩 두 열로 위 아래로, 위에 붙은 네 눈은 상공 270도를 커버하고, 아래 있는 눈들은 정면을 향해 흑진주같이 왕방울만한 두 개의 눈을 필두로 앞쪽에 나타나는 현상을 270도 각도를 관찰할 수 있도록 생겼더군요.
그럼 사방 360도 중에서 사각지대인 90도는 어떻게 커버할 것인가? 그건 촛점이 정확하지 않아서지, 어안(魚眼)렌즈이기에 상대편의 움직임을 알아차릴 수는 있게 생겼더군요.
거미는 영물.
파리, 벌, 개미, 나방이, 귀뚜라미, 잠자리, 메뚜기는 물론 배고프면 죽은 사자도 뜯어 먹는다는데;
마치 철봉에서 안마 위로 뛰어가듯 그 기계 체조하는 꼴은 이 꽃에서 저 꽃으로 자기 몸길이의 40배로 뛰고,
바늘 끝만한 틱부터 대접만큼 큰 거미도 있다는데
사냥할 때는 밤색 거미라면 땅굴을 파고 숨어 있고,
거미는 인내심이 많아 기다릴 줄 압니다. 비록 며칠동안 공치는 날이 있을지라도, ..
연두색 거미는 새로 움튼 연두색 잎새 위에 보호색으로 이슬비를 맞으며 동작이 마비됬다는 듯 꼼짝 않고 있다가 이 거미가 널브러진 줄로 착각하고 행차하던 곤충을 잽싸게 낚아채어 독침을 넣은 후 다음에 먹을 요령으로 그 먹꺼리를 이불에 말듯 거미줄비단보에 싸 보관합니다.
거미는 라이진이라는 아미노산 비단실로 허공에 그물치는 직조기술이 있습니다. 날줄과 씨줄을 엮고 그 만나는 곳에는 여늬 거미줄과 다른 성분.
먼저 곤충이 통과할 만한 허공을 측정한 다음에 그네를 뛰어 문설주와 지주(支柱)를 세운 다음에 그 가운데에 다섯 줄의 밀집형 모델 그물의 다섯배 이상으로 늘쿠어 나가더군요.
날줄을 24시각 방향으로 스물 네 가닥 뻗치면서 필요하다 싶으면 짜깁기하고.
비록 그 줄은 우리 머리카락보다 얇으나 그 굵기에 비하면 강철보다 질긴 거미줄을 치고 매달려 있을 줄 알고,
어떤 거미는 물 속으로 헤엄쳐 들어가 올챙이나 작은 물고기를 낚아 나오고,
거미줄을 엉망으로 치는 거미는 여덟발로 기거나 뜀니다.
그 거미집 모양이 엉망인 검은 과부 거미는 배때기에 붉은 점이 있는데 한 번 새끼 밸 때마다 눈알이 한 개씩 장님이 되는지 교미한 숫놈을 잡아 먹는 상부살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무서워 하지만 곤궁에 처하면 죽어라고 깨물기에 물린 사람 팔뚝의 상처가 아주 흉물스럽게 됩니다.
거미는 그 날아다닐 수 있는 곤충들의 재주에 대해 질투하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남의 재주에 대해 질투하는 화신이라고 하는지요?
그리스 신화에 아테나 여신과 베짜기 시합에 져서 거미로 변한 아라크네(Arachne)에 대해 기록됩니다.
그래서 동물학자가 곤충은 발 여섯개에 세 토막의 몸인데, 거미는 발 여덟개에 몸집이 두 토막이기에 아라크닛(arachnid), 즉 거미류 절지동물이라고 분류. 스콜피온[전갈], 틱[고충蠱蟲]이 이 그룹에 속하지요.
그리고 사람은 죽어도 생명줄은 끊어지지 않는다는 힌두교 윤회사상 시절에 석가여래가 활동하셨는 바 이 여래의 십대 제자 중의 한 사람의 이름이 들어간 목련구모(木蓮救母)란 말이 남아 있다는 걸 기억하실 터인데, 그 목련의 패덕스런 과수댁 엄마가 죽어 극락에 오르게 되는데, 하늘에서 아무리 살펴 보아도 목련의 엄마 행실 중에 딱 한 번 거미를 건져 살도록 방생(放生)해준 것 밖에 없기에 지옥에서 허우적거리는 엄마에게 거미줄을 내려주어 그 줄을 타고 올라오게 해줬다는 기록이었지요.
물론 거미줄을 붙잡고 올라 오는 것까지는 좋으나 아래를 내려다 보니 줄줄이 자기 뒤로 자기만을 위한 거미줄을 생판 모르는 그들이 디렵다 붙잡고 오르기에 발로 차버리다가 그만 거미줄이 끊어졌다지만요.
남을 가르치려는 이는 말이 많아 남에게 질투를 불러 일으키게 하고, 이 질투의 불을 끄려고 질투를 끄려는 질투로 말을 많이 하게 되어 죽어 거미가 된다는 모양입니다.
자기는 기고, 뛰는데 나는 자가 있음을 받아드릴 수 없겠기에 이 성미가 죽은 후에도 비록 백(魄)은 사라질지라도 자신의 혼 속에 그대로 남아있다는 영혼불멸설입니다요.